[서평]황제를 위하여
- 최초 등록일
- 2005.12.08
- 최종 저작일
-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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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황제를 위하여 의 서평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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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모든 예술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황제를 위하여’란 소설의 좋고 나쁨을 따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이 소설의 문학적 가치와 의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평하였기에, 굳이 내가 이문열의 박학다식이나, 독특한 문체 등을문체 등을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소설의 재미있고 재미없음은 개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에, 재미에 관해 이야기해보겠다.
이 소설은 요즘 세대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근대 한국 사회를 보여준다. 사실 나 역시 굵직굵직한 역사적 단편만을 알고 있을 뿐 그 당시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며 보냈는지 잘 알지 못했는데, ‘황제를 위하여’는 그 시대 사람들이 겪었던 정치, 사회, 가치관의 혼란을 보여주는데, 이 소설의 재미는 황제를 둘러싼 인물들을 희화화하여 전통을 조롱하는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통으로의 아련한 그리움을 드러내는 미묘한 줄타기에 있다. 그러면 이러한 양면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아보겠다.
나는 본래 영웅들의 삶을 좋아하기에 삼국지나 수호지, 초한지 같은 책을 즐겨 봤었다. 그런데 ‘황제를 위하여’는 예언서인 정감록을 바탕으로 한 영웅의 일대기이기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황제는 내가 익히 알고 있었던 영웅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유비처럼 카리스마가 넘치는 것도 아니요, 항우처럼 무예가 능한 것도 아니고, 조조처럼 지혜로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보통 사람보다 약간 뛰어난 정도의 재능을 가졌고, 다만 성품이 넓고, 바르며 사람이 좋을 뿐이었다. 하지만 천명을 굳게 믿는 아버지의 망상 탓에 그는 어울리지도 않는 황제의 삶을 강요받는다. 만약 신식학문을 배웠다면, 아니면 하다못해 그가 흰돌머리라는 아주 촌구석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았었더라면, 비록 황제는 못되었더라도 그 비슷한 길을 갔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제는 철저하게 전통적인 사상만을 접하고 자라옴으로써 급변하는 세상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그가 황제가 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은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서 웃기다 못해 서글퍼져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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