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옥, "감정과 에로스의 철학" 논평 - 막스 셸러와 정서주의 철학 -
- 최초 등록일
- 2020.02.10
- 최종 저작일
- 2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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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감정’의 문제는 우리의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 하나이지만, 주지주의 전통 속에서 오해되거나 왜곡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서양철학의 주류를 형성해 온 자연주의와 합리주의가 이러한 전통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자연주의자들은 감정을 쾌락 또는 고통의 상태로 표시되는 욕구충족의 결과로 보고, 합리주의자들은 또한 이러한 욕구충족 행위 자체가 이성의 통제하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본다. 이로써 감정은 역사적으로 자율성을 결여한 종속적 지위를 부여받게 되고, 천박한 자극충동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주지주의 전통과는 달리 감정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은 영국의 경험론이다. 경험론 자들이 볼 때 인간은 애당초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는 경향 속에서 태어난다. 쾌락추구와 고통회피의 궁극목표는 ‘행복’이다. 그러나 행복의 추구가 수학이나 자연과학처럼 일반적인 원리의 발견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들에게는 주지주의자들과는 다른 고민이 있다. 행복은 근본적으로 쾌락의 양에 비례한다. 이러한 행복추구의 이상은 공리주의자들에 의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데, 공리주의자들은 마침내 쾌락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고유한 기준을 찾아냈다.
공리주의자들이 찾아낸 기준의 타당성 문제와는 상관없이, 이들은 쾌락과 고통이란 두 개의 감정만을 인정한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에는 쾌락과 고통의 상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질병, 강건함과 나약함 등과 같은 생명의 감정도 있고, 지복이나 절망과 같은 정신적 감정도 있다. 이러한 생명감정이나 정신적 감정은 결코 쾌락과 고통의 상태로 환원될 수 없는 독자성과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쾌락이나 고통과는 다른 차원의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니체가 알려준다. 니체는 서양의 근대철학을 삶의 고양과 쇠퇴라는 두 방향에서 가치 평가하면서, 이때 평가의 기준이 되는 ‘힘에의 의지’가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건강과 질병이란 감정의 상태가 주어지게 된다고 보았다.
참고 자료
조정옥, 감정과 에로스의 철학, 철학과 현실사,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