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수필][수필창작] 아버지에 관한 몇 가지 단상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랑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는 내용입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던 어린 시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보시기 바랍니다.

소개글

[창작수필][수필창작] 아버지에 관한 몇 가지 단상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랑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는 내용입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부자였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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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렸을 적 내가 살던 집에는 수은이 벗겨져 얼굴이 반쪽만 보이던 볼품없던 거울과 태엽을 돌려 밥을 주어야만 시간을 알려주던 낡은 괘종시계가 있었다. 서른 살에 늦장가를 드신 아버지께서 제금(분가)을 나실 때 가져오셨다는 유일한 재산목록이다. 여기에 놋숟가락 두 벌 놋대야 하나 그리고 나무 절구통이 당시 새신랑이었던 우리 아버지의 전 재산이었다.
그러니까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께선 슬하에 3남 2녀를 두셨는데 지곡면 연화리에선 제법 이름 있는 큰 부자였다고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그만 노름에 빠져들어 그 많던 문전옥답을 모두 잃어버리시고 우리 아버지를 맨몸으로 내쫓듯이 제금을 내신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일찌감치 자립심을 키워주신 할아버지가 고마우면서도 한편 한스러운 가난을 물려주신 할아버지가 야속하고 밉게 생각되었던 것도 숨길 수가 없다. 삶의 힘겨운 길목을 만날 때마다 넋두리를 늘어놓던 어머니 곁에서 ‘흠’, ‘흠’ 하며 헛기침만 하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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