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육] 독서과정의 허구성 인식－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를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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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폴레옹이 왕관을 썼다.”는 사건은 소설론에서 서사단위에 해당하는 모티프 같은 것이다. 이를 사례로 들어 사건을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적인 맥락과 다중적인 시점으로 구성된 소설의 의미를 고구하는 데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위의 철학 편의 논의에서 사물과 언어의 관계에 개입하는 허구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왕관’은 이미 상징성을 띠는 문화물이라는 허구성을 띠는 언어이다. 그것이 왕관이 아니고 월계관이나 중절모자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다른 사건이 된다. 사건론이 적용 가능성을 지니자면, 허구적 서사에서 언어가 운용되는 이중적인 허구화의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소설에서 텍스트에 이끌어들이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라기보다는 허구적으로 구축된 서사(텍스트)를 다시 허구의 맥락으로 이끌어들인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리고 사건이 이루어지는 층위가 이중적이라는 점, 텍스트 내적 사건과 텍스트를 읽는 그 자체가 사건이라는 이중성이 의미의 단일성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층적으로 허구의 층위화가 이루어진 텍스트를 읽는 방법, 그 의미를 탐지하는 방법이 언어논리나 화행논리로 설명될 수 없다.
그러면 소설 텍스트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점을 허구의 틀, 허구적 인식의 틀을 바탕으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소설의 의미를 파악한다고 할 경우 그 의미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허구 텍스트로 독자가 개입해 들어가는 과정을 시발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독서 과정에 허구성이 개입된다는 것은 텍스트의 허구성으로 인해 의당 가정할 수 있는 점이다. 독자가 소설을 대하면서, 좀 막연하지만 각종의 외적 표지로 인해, 지금 읽고 있는 것이 소설이라는 사실로 해서 소설적 규약을 수용한 자리에서 소설 독서가 시작된다. 다른 말로 ‘假構의 틀 만들기(fictional frame making)’를 스스로 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승인하고 소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카프리치오 서장’이라는 제목이 붙은 서장의 내용은 이렇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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