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회정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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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회정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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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한국의회정치의 특성

1. 제도적 자율성의 결여 -정치체제변동과 국회의 위상

제도적 자율성은 어떤 제도가 대외적으로 독자성을 유지하는 것을 가리킨다. 자율성이 없는 제도가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대되는 바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여 그 존재 가치를 부여받기는 어렵다. 따라서 국회가 과연 그것에 대한 규범적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데에 있어서는 필수적으로 제도적 자율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의회의 제도적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는 정치적 행위자로서는 대통령 및 행정부, 원외정당, 관료, 교회, 군부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 대부분의 시기에 걸쳐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 체제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국회의 자율성은 주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행정부와의 관계를 통해서 규정된다고 할 것이다.
역대 국회가 보여준 제도적 자율성의 수준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그러나 국회가 제도로서의 자율성을 충분히 확보한 모습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시기적인 부침은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국회는 제도적 자율성의 수준이 저조하다. 한국 정치체제의 변동은 다분히 불연속적이었고, 국회는 이러한 변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도로서의 생명이 단절되었다가 다시 부활하는 시련을 수차례 겪었다. 역대 국회의 변천사에는 외생적 요인에 의하여 자율성이 훼손되는 제도적 단절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제1공화국의 4대국회는 4월 학생혁명으로 임기가 단축되었고, 제2공화국의 5대국회는 군부쿠데타로 해산 당하였다. 제3공화국의 8대국회는 10월 유신조치로 해산되었으며, 제4공화국의 10대국회는 박정희 대통령 암살과 뒤따른 신군부 개입으로 타율적인 임기종료를 감수하여야 했다. 제 5공화국의 12대국회는 1987년 민주항쟁의 결과 헌법이 개정되면서 중도에 임기가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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