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비평문
- 최초 등록일
- 2010.11.08
- 최종 저작일
- 2010.10
- 4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500원
소개글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에 관한 4쪽 분량의 비평문 입니다.
교수님이 A+ 주셨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나는 무신론자다. 조금 더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우리의 삶을 관장하고 또한 심판한다는 절대적인 존재를 의심한다. 운명론도 마찬가지다. 한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죽음으로 향하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나 그 모든 과정이 자신이 아닌 어딘가의 누군가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은 너무 슬프지 않은가. 우리의 인생은 모두 절대적인 누군가를 위한 연극일 뿐일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한 사람의 인생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갈림길을 걷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에는 맹점이 있다. 최근에 발생한 30대 남성이 용광로에 빠져 사망한 사건 같은 비극을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들어 설명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군가의 장난 같은 극본이 아니라면 그는 대체 어떠한 선택으로 얼마나 잘못 걸어왔기에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했는가.
박경리의 소설 ‘김 약국의 딸들’은 바로 이러한 ‘운명’이라는 표지로 덮인 한 권의 책이다. 논리적으로 설명 할 수 없는 비극의 무게가 읽는 내내 독자의 두 손 가득하다. 소설의 사건들은 권선징악 같은 고전적 법칙이나 이러해서 저러하다는 식의 인과율을 무심히 비껴간다. 용숙은 제 자식 죽인 살인자라는 손가락질 속에서도 여전히 금비녀를 꼽지만 착하고 부지런히 살던 용옥은 차고 어두운 밤바다에 잠긴다. 딸들을 하늘같이 여기고 살았지만 결국 그 딸 때문에 비참히 죽어간 한실댁과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김약국, 그리고 이야기 위에 서고 또 사라진 모든 인물에게 그 운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신산하고 잔인한 것인가.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가?? 김형국 교수가 작가론에서 이야기하듯 끝도 없이 추락하는 인물들을 보며 우리는 우리의 삶에 위안을 얻는가?? 나는 아리스토텔레스보다는 플라톤의 손을 들어주겠다. 마지막 장을 덮고 또 오늘까지 나는 우울한 회의주의에 휩싸여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