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평, 비평, 독후감, 감상문, 문학

소개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양승국 교수님의 교양강좌 `한국 현대문학과 사상`에서 제출한 비평문입니다. A-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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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그녀들의 억울함은 단순한 분노의 표출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녀들도 인간이고 남자와 다를 바 없는 행복의 추구권을 적극적으로 손에 쥐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녀들이 기회비용으로 잃은 것을 찾기 위해 다시 모든 것들을 떨치는 행위는 자기 파괴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그녀들은 적극적으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며 강요되는 희생을 과감히 떨치고, 좀더 자신을 사랑하며 가치판단을 효율적으로 내리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소설에서는 사랑의 대상, 행복의 여지를 아이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불행한 현실을 온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게 하는 자식들은 어쩌면 여자의 일생에서 발목을 잡는 존재로 해석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소설에서의 아이는 피폐한 여자의 인생에서 사랑과 희망을 말하는 유일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녀들의 삶의 가치는 ‘육아 노동’이 아니라 ‘자식의 보살핌’이라는 활동으로 높아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성애의 대상만을 강조하고 이성애의 대상을 부질없는 것으로 여기는 데서 여자의 또 다른 불행이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자식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은 불행을 자초할 우려가 있지만, 자식을 행복의 최후의 보루로 삼는 것 또한 불행을 야기할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가치들을 발견해내고 상대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는 일도 결국 자기를 사랑함에서 비롯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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