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앞에서
- 최초 등록일
- 2008.05.25
- 최종 저작일
- 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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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자연과학 입문시 꼭 거치는 책, 침묵의 봄을 읽은 후의 비평문입니다
이 과목도 여지없이 a 맞아 주었지요
목차
없음
본문내용
초등학교에 막 입학할 무렵, 나는 여름방학이면 시골 외할머니 댁으로 놀러 가 일주일이고 이 주일이고 머무르며 아이들과 어울려 냇가에서 잡은 개구리나 가재, 도롱뇽으로 누나를 놀려주거나 산을 뛰어다니면서 이름도 모르는 열매를 따 먹곤 했다. 아침에는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 위에서 여러 가지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고, 하루 종일을 쏘다니다 씻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모기향이 흩어지는 평상에 누워서 하늘에서 곧장 눈으로 떨어질 것 같은 별바다를 구경하면서 잠을 잤다. 서울로 돌아오면 신발 밑으로 느껴지는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이 낯설기만 했고 새나 벌레가 우는 소리는커녕 빵빵 거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나 공사 중인 아파트에서 날리는 먼지에 몇 일간은 가슴이 답답해지기 일쑤였다. 도시가 편하다고 느낀 것은 시간이 흘러 외할머니 댁으로 놀러 가는 일을 한 해 두 해 거르게 되면서부터였다. PC방과 당구장이 기억 속의 산과 냇가를 대체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대학에 들어온 다음 나는 몇 번인가 다시 외할머니 댁을 찾았지만 나는 나대로, 그곳은 그곳대로 이미 메말라 있었다. 여름이면 온통 녹색으로 빛나던 시골에는 여기 저기 도시를 흉내 내듯 어색한 회색 공장들이 군데군데 들어서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고, 냇가를 지나쳐도 산기슭을 산책해도 이름 모를 산새들이며 물고기들 같은 예전 내 옛 친구들은 보이지 않고 널브러진 쓰레기와 눈과 귀를 귀찮게 하는 날 파리들만이 주인인양 버티고 있었다. 스스로가 메말랐다는 표현을 쓴 것은, 옛 모습을 잃어버린 시골을 보면서도 그다지 가슴아파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어쩌면 가슴아파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기억 속의 내 시골은 십 여 년이 흐르면서 이미 아득하게 잊혀 졌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1962.
-‘0.6’, 김수종, 현암사, 2003. 06
-‘진보의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外, 2006. 06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 김준호, 1995. 02
-KBS 환경 스페셜 ‘모기의 천적, 송사리’, 2002. 0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