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인간은 객관적 사실을 구성할 수 있는가? -라쇼몽을 보고

소개글

라쇼몽을 보고 나서 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라쇼몽에 나오는 동일한 사건을 목격한 네 사람의 진술은 보는 사람에 의해서 전부 다르다. 네 사람이 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그들이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나무꾼이 거짓말 할 이유는 없으며 나머지 세 사람도 오히려 남자를 죽인 것은 자기라며 (죽은 남자까지 포함해서) 살인의 책임을 자기에게 넘기고 있다. 이미 죽은 남자나 사형을 각오한 도적이 굳이 거짓을 꾸밀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받아들인 진실을 말하고 있다. 나무꾼이 본 것이 가장 사실에 가깝다고 보여 지긴 하지만 나무꾼의 얘기도 결국은 그가 받아들인 진실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같은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네 사람의 진술이 다를까?
사진관 살인 사건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진술은 많은 부분에서 엇갈린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도 둘은 서로 다른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서로간의 오해와 오해로 넘쳐난다. 그리고 형사인 주인공이 마지막에 포착했다고 생각되는 ‘진실’도 두 사람의 말과는 틀리다.
우리는 사진기에 찍힌 사진은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낸다고 착각하곤 한다. 그리고 대체로 사진기가 보여주는 진실은 실제의 사실과 매우 근접하다. 그러나 사진은 절대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다. 사용한 필름의 종류와 감도, 노출시간과 F수, 렌즈와 필터 등에 따라 사진은 달라지며 인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처리하느냐에 따라서도 동일한 것을 찍은 사진은 다양한 모습 나올 수 있다.
인간의 인식도 이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인간은 사물을 인지할 때 일단 생물학적인 육체적인 한계에 부딪친다.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영역,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영역은 한정돼 있고, 그 뿐만이 아니라 개개인마다 이 능력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눈이 매우 나빠서 안경을 끼고도 1미터 앞이 재대로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대 음감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구별 못하는 소리의 차이를 감지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런 차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객관적 사실을 구성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