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장예모의 `인생` (문화대혁명을 중심으로)
- 최초 등록일
- 2006.07.28
- 최종 저작일
-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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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중국 6세대 거장인 장이머우 감독의 `인생`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문화대혁명을 비롯한 중국 당대 현실과 감독의 개인사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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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러한 영화의 유장한 내러티브는 관객에게 단편적으로 나마 무언가를 말하려고 시도하는 듯 하다. 감독은 따듯하고 정겨운 말투로 자신들의 슬픈 과거를 감동적인 이야기로 엮어서 풀어낸다. 빼어난 스타일리스트인 장이머우의 깊이 있는 화면은 거기에 시너지 효과를 더한다. 하지만 작품의 감동이 가슴 안에서 걷히고 나면 관객들은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슬프긴 한데 뭘 어쩌자는 것이지?’ 그의 작품 안에는 주인공들의 고통어린 목소리를 증폭, 반향 시킬만한 단단한 벽이 없다. 그건 아마도 반동분자의 자식새끼였던 감독이 위대한 인민공화국을 향해 더 커다란 목소리로 도발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장이머우는 단 한번도, 그와 같은 5세대 감독이자 절친한 동료인 ‘천카이거’만큼도, 문화대혁명이나 중국공산당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이나 저항을 해본 일이 없었다. 그의 드라마에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현대 중국의 비극들은 대부분 우화적 형식을 빌려 모호하게 표현되었고. 결론 역시 매서운 검열의 칼끝에서 중도적인 입장으로 간주될만한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장이머우 판 ‘현대 비극’에는 부조리한 상황에 극한까지 몰린 피해자는 존재하지만, 가해자들은 감독의 암묵적 동의 아래 유령과 같이 카메라 뒤로 숨어 있다가 증발하듯 사라져 버린다.
그는 90년대 후반을 거치면서 ‘표현상의 한계점’을 지킨 대가로 그의 청춘을 하방(下放)시켰던 당의 가장 큰 수혜자로 둔갑해버렸다.(물론 한국의 양심적 지성인이 겪었던 그것에 빗대어보자면 고초라고 말하기 부끄러울만한 사건들도 있었지만) 지난 몇 년 간 장이머우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들여 당의 정치적 입맛에 맞는 ‘영웅’이나 ‘연인’ 같은 무협 영화를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찍어내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한테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고. 문화대혁명은 그것에 대한 압도적인 상징으로 역사에 분명하게 남을 것이라는 사실이, 그의 모호할 수밖에 없었던 영화 ‘인생’보다 세월이 지날수록 또렷해지는 것 같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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