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현대시 바르게 읽기
- 최초 등록일
- 2005.11.06
- 최종 저작일
-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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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현대시들의 정석인 해석 외에 어떻게 해석이 가능한가?
목차
1.한용운<님의 침묵>
2.김기림<바다와 나비>
3.김수영<풀>
본문내용
이 작품을 문맥적으로 해석한다면, 땅 위에 숱하게 돋아나 있는 풀이 비를 몰아오는 바람에 나부껴 눕고 울다가 마침내는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웃는다는 것이 내용이다. 그렇지만 이 시를 단순히 풀과 바람 그 자체만을 노래하였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풀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질긴 생명력을 가졌다. 일부러 가꾸지 않아도 잘 자라고,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속성에서, 작가는 풀의 의미를 ‘세상에 무수히 존재하면서도 어떤 시련도 극복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해석하였을 것이다. 또한 작품의 문맥에 의하면, 바람은 풀의 생명력을 억누르는 힘에 해당한다. 이는 민중들의 자유로운 삶과 의식을 억압하는 사회 세력이나 제도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작가는 풀과 바람의 대립적 심상 속에서 민중과 독재 권력 혹은 외세와의 대립을 포착해 냈을 것이며 역사의 유장한 흐름 속에서 잡초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지속해온 민초들의 삶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모더니즘 속에 자라난 모더니즘 비판자로서 4.19를 계기로 강한 현실 의식에 바탕을 둔 참여시에 가담하였고, 그러한 맥락 위에 놓인 작품이 바로 <풀>이라고 볼 때, 기존의 해석은 더 할 나위 없이 정확하고, 타당한 해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란 정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이 시가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작가의 의식 아래서 씌어진 시라 할지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읽혀지는 시대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되는 것은 오답이 아닌 것이다.
나는 <풀>에 나타난 풀을 반드시 독재에 저항하는 민중들로만 보지 않고, 바람 또한 반드시 이 시대의 사회 세력이나 제도로만 보지 않았다.
풀은 끈질긴 생명력을 뜻하듯이, 인간의 강한 삶의 의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풀은 올바른 정신을 가진 약자이고, 바람은 이를 위협하는 강자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강자와 약자가 있다. 강자는 남 보다 많은 부와 권력으로 약자들을 얕보고 괴롭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인간도 어찌 하지 못할 천재지변일 수도 있다. 또한 예상치 못한 불행이나 시련일 수도 있는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