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예의 뱀장어 스튜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05.04.07
- 최종 저작일
- 2005.04
- 2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0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소설 <뱀장어 스튜>는 한 여성의 쓸쓸한 누드화다. 황홀한 사랑과 도발, 상처의 치유, 권태와 일탈, 삶의 자유에 대한 갈망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을 보면서 정신은 혼미해진다. 하지만 작가는 여러 일화와 은유를 군데군데 배치하여 그녀를 속수무책으로 헤집고 그녀의 내면의 갈등과 변화는 여실히 드러난다.
피카소가 그의 마지막 여자에게 헌사 했다는 그림의 제목 <뱀장어 스튜>. 소싯적 꼭 뱀장어처럼 힘 좋게 퍼덕였을 것 같은 피카소가 그린 뱀장어 구이도 아닌 뱀장어 스튜. 생각해보면 오랫동안 뭉근히 끓여내는 스튜는 피카소와도 뱀장어와도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소설의 작가는 인생을 ‘비빔밥’ 보다는 ‘뱀장어 스튜’와 같다고 하는가.
여자는 스무 살 때 한 남자를 만났다. 제왕절개로 몰래 아이를 낳은 여자는 아이를 유럽의 어느 나라로 입양하고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했다. 그 후 여자는 아랫배와 손목에 남겨진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그녀의 상처는 치유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가장의 전의를 상실한 남편과의 가정생활에서 권태를 느낀다. 하지만 가정이 있는 집은 강력접착제가 발려있어 한발만 디뎠다 하면 영원히 빠져 나오지는 못한다. 가정 안에서 그녀는 긴 다리가 바닥에 붙어버린 채로 몸통과 긴 더듬이만 간절하게 움직이는 바퀴벌레다. 그녀는 자신의 남은 생이 벗어놓은 창녀의 스타킹처럼 될까봐 두렵고 온몸이 저리게 쓸쓸하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