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_백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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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동안 누구나 돌봄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있다. 갓 태어난 아기와 병자, 병든 노인만이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삶의 매 순간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감기에 걸렸을 때, 발목을 삐끗했을 때, 혼자 밥 먹기 싫을 때, 친구와 오해가 생겼을 때, 시험 성적이 떨어졌을 때, 얼굴에 뭐가 묻었을 때. 허나 돌봄이 돌봄 노동이 되는 것은 아주 다른 이야기이다. 더군다나 아직은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이 오히려 돌봄 노동을 하는 이 이야기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매우 많았다. 전작 《유원》처럼 손으로는 책장을 넘기지만 마음으로는 앞장을 붙잡고 있었다. 애써 다음 장으로 눈길을 돌리지만 마스크 사이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책상에 앉아 《페퍼민트》를 읽어가는 두 시간 내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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