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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가상 공간까지도 '현실'에 끼어들고 있는 오늘날, 그리고 여전히 전근대와 근대의 모순이 해결되지 않은 채 뒤엉키어 있는 오늘날, 도대체 일관되게 설명될 수 있는 진실은 있기나 한 것인가. 아니, 그것보다 먼저, 삶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점점 불확실해지는 세계에서 직접적인 감각에 의해 인지되는 일상은 그 확실한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조건일 수 있다.
<곰팡이꽃>을 비롯한 하성란의 단편소설들에서는 90년대 소설들에서 자주 나타나는 체념 어린 후일담의 경향도, 포스트모던한 경향을 대변하는 듯한 위악적 포즈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의 소설은 '정통적 글쓰기'에 가깝다는 평을 들을 만큼 '고전적'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고전적'이라고 섣불리 이름 붙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곰팡이꽃>에서 정점에 이른 그의 참신한 기법과 독특한 내용의 어우러짐은 '고전적'이라는 수식어의 틀을 뛰어넘는다.
하이퍼 리얼리즘은 '도무지 하찮은 것에 대한 반응' '어떤 사물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모방해 놓은 것을 보고 놀라는 즐거움' '현대 도시문명 속에서 발견되는 쓸모없는 것, 무가치, 허탈, 절망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것' '현대 과학기술의 한 산물인 사진기로 보여질 수 없는 것까지 보여주는 것' 등등의 정의와 함께 일상적인 현실을 극히 리얼하고 완벽하게 묘사하여 어디까지나 중립적으로 극명한 화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의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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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루빈의 술잔’과 인체결시증의 상상력, 문학사상 1998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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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 몇 개의 집에 대한 기억, 문예중앙 199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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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석, 카메라의 광학-사물의 이면을 폭로하는 또 다른 시선, 문학사상 2000 1월호
손정수, 사느냐 아니면 이야기하느냐, 동서문학 2000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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