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문화유산) 옛 대전형무소 터 유적 공간/전시 분석
- 최초 등록일
- 2022.11.13
- 최종 저작일
-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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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울대학교 고고학 전공 <문화유산관리와 박물관> 기말 레포트입니다. 레포트 주제는 불편문화유산 내지 다크투어리즘(*국가·공동체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면서 수반되는 기억 분쟁과 정치적 분쟁을 포함한 유산)을 주제로 한 유적을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분석 대상으로 택한 유적은 옛 대전형무소 터이며, 직접 유적이 위치한 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을 방문해 분석하였습니다. 대전형무소 터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고통이 서려있는 장소이자 한국전쟁시기 민간인 교차학살이 일어난 역사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불편문화유산으로 적합했습니다. 매우 정교하고 심도깊게 작성된 레포트로, 직접 찍은 다량의 사진자료와 함께 유적과 전시를 분석하는 철학적 논의가 담겼습니다. 불편문화유산으로서 대전형무소 터가 재현하는 기억이 무엇인지, 유적을 중심으로 어떠한 '기억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것이 내재한 한계와 이를 뛰어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담아내었습니다.
목차
1. 들어가며 : 같은 풍경, 다른 시선
2. 옛 대전형무소 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불편문화유산(difficult heritage)
3. 일제강점기의 기억 : 피해자 내러티브와 민족주의
4. 한국전쟁 시기의 기억 : 골령골의 기억전쟁
5. 가해자·피해자의 이분법 넘어 ‘인권’으로 불편문화유산 바라보기
본문내용
대전형무소의 다사다난한 과거는 현재의 우리에게 많은 잔상을 남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부터 시작해 한국전쟁 시기 남북한군에 의한 교차학살, 민주투사의 투옥까지, 대전형무소는 그 자체로 한국 근현대사의 요약본이자 우리가 불편해하는 모든 기억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옛 대전형무소 터가 불편문화유산(difficult heritage)인 이유다.
이현경(2018)은 ‘불편문화유산’을 ‘고통과 아픔의 역사적 사건과 연결된 장소가 문화유산화 되는 과정에서 국가·공동체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면서 수반되는 기억 분쟁과 정치적 분쟁을 통칭하는 용어’로 정의했다. 과거에 고정된 산물이 아닌 현재의 정치적 맥락에 따라 선택되고 해석되는 과정(process)으로서 ‘문화유산’을 강조하는 ‘불편문화유산’의 시각에서, 기억은 동적(動的)인 것이다. 어떤 과거를 선택하고 강조할 것인지는 현재가 결정한다.
대전형무소가 재현하는 과거 역시 마찬가지다. 옛 대전형무소 터에 남아있는 기억의 줄기는 크게 세 가지로 양분된다. 첫째는 일제강점기 수탈과 독립운동의 기억, 둘째는 한국전쟁기 학살의 기억, 셋째는 민주화운동 탄압의 기억이다.
<중 략>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특정 내러티브는 ‘합의된 기억’의 존재를 암시한다. 일제강점기의 기억은, 적어도 국내적으로는 합의된 기억이다. 일제강점기의 문화유산은 우리들로 하여금 하나의 통일된 기억과 감정을 지닐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일제의 가혹한 폭압에 고통받았던 수많은 조선인들에 이입해 분노의 감정을 느껴야 한다. 저항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던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찬양하며 뭉클함과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 대조적으로 일제의 압제에 굴복한 이들의 이야기는 기억되지 않는다. 피해자로서의 정체성, 이 통일되고 광범위한 ‘합의’를 만들어내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민족주의’다. 불편문화유산이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 자료
이현경, 「불편문화유산(difficult heritage)의 개념 및 역할에 대한 고찰」, 『도시연구』 제20호, 2018.
‘난징 대학살’세계유산 등재 … 일본 “정치적 이용 유감” https://www.joongang.co.kr/article/18837085#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