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이민진의 <<파친코>>에 대한 독후감입니다.목차
1. 또 하나의 난민2. 식민주의와 재일조선인
3. 장소화와 성원됨
4. 재일조선인은 말할 수 있는가?
5.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자들의 연대
본문내용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1933년 나치 정권이 집권하자 프랑스의 수용소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아렌트는 나치와 스탈린 정권 등 전체주의 국가의 역사와 사상을 다룬 『전체주의의 기원』(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을 출간한다. 이 책에 수록된 「국민국가의 몰락과 인권의 종말」이라는 글에서 아렌트는 소수민족을 추방하고 그들의 권리를 빼앗는 근대 국민국가(nation-state)를 비판한다. 과거로부터 난민은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인해 한 국가로부터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집단을 지칭했다. 하지만 근대 민족국가라는 새로운 정치상황의 출현으로 난민의 의미는 재의미화 된다. 국민국가 내부의 국민의 주권만이 인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모순적 상황에서 국민인 사람만이 인간이 되는 것이다. 아렌트는 20세기의 글로벌한 상황, 즉 국민국가 체제에 편입되지 못한 모든 사람이 난민이 되는 상황에서 과연 인간이 되는 조건이 무엇인지, 어떻게 인간적 조건이 역설적이게도 난민적 조건이 되는지를 숙고한다.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1』, 이진우, 박미애 옮김, 한길사, 2019, 525쪽서구가 전체주의의 폭력과 2차대전으로 인한 대량의 난민의 양산을 목도하였다면, 같은 시기 서구의 주변부에서도 자신의 삶터로부터 뿌리 뽑힌 사람들이 생겨났다. 권헌익은 냉전의 서구중심적 개념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서구에서 2차 대전과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서구의 주변부에서도 치열한 충돌과 폭력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서구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성전(聖戰)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제3세계의 여러 신생독립 공동체들에서는 실제로 유혈사태와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에게 밀접한 예로, 제주 4.3 항쟁이나 베트남 전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역들에서 충돌과 폭력은 (신)식민주의적이고 (신)제국주의적 양상을 띠며 이러한 종류의 전쟁은 서구에서처럼 일괄적이고 단일하게 종결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참고 자료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1』, 이진우, 박미애 옮김, 한길사, 2019, 525쪽Judith Butler and Gayatri Chakravorty Spivak, Who Sings the Nation-State? Language, Politics, Belonging, Seagull Books, 2007, P.5-6.
『난민과 국민 사이』, 서경식 지음, 임성모, 이규수 옮김, 돌베개, 2006
Kathleen Barry, The Prostitution of Sexuality. New York Univ. Press, 1995.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캐슬린 베리, 정금나, 김은정 옮김, 삼인, 2002, 161-162쪽.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옮김, 한길사, 2020, 102쪽.
『장소와 장소상실』, 에드워드 랠프 지음, 김덕현, 김현주, 심승희 옮김, 논형, 2005, 47쪽.
Min Jin Lee, Pachinko. New York: Grand Central Publishing, 2017.
Frantz Fanon, Black Skin, White Masks. New York, Grove Press, 2008.
Wendy Brown, Regulating Aversion: Tolerance in the Age of Identity and Empir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9. 웬디 브라운
『관용: 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 이승철 옮김, 갈무리, 2010, 62쪽.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 『보통이 아닌 몸:미국 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손홍일 옮김, 그린비,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