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슨 색인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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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삿날 우리 집에 온 유치원생인 사촌 동생이 심심하다며 그림을 그렸다. 자동차를 타고 큰 집에 오는 한 시간 전 오늘을 그리는데 하늘을 회색으로 칠한다.

“OO야. 왜 하늘이 회색이야? 하늘은 하늘색으로 칠해야지.”
“아니야. 회색이야. 봐봐.” 그러면서 창문 밖을 가리켰다.

그랬다. 오늘은 당장이라도 비가 올 듯 먹구름이 짙게 끼어 하늘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이 아이는 오늘의 하늘이 무슨 색인지 진짜로 직접 봤고, 알고 있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하늘은 하늘색이라고 더 우겼으면 창피할 뻔 했다. 당연히 하늘은 연한 파랑, 하늘색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맑게 갠 푸른 하늘일 때만의 색이다. 심지어 이 글을 쓰는 하늘색은 언제 그랬냐는 듯 노을에 붉게 물들어 노란 빛이 강한 주황색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하늘의 색이 전부라 생각했고, 다시 의심하거나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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