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문학 <베니스의 상인> 레포트

소개글

서울대학교 <여성과 문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레포트입니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조연 제시카의 결혼 행위를 가부장제 탈피를 위한 결혼전략이락 주장하는 레포트입니다.

목차

1. 『베니스의 상인』 속 제씨카의 결혼의 함의는 무엇인가?
2. 한 밤 중의 도주과정을 통해 엿 본 제씨카의 페르소나
3. 로렌조를 이용한 그녀의 역전전략
4. 제씨카의 작중 의의
5. 참고문헌

본문내용

“예수 믿는 사람 오리니 유대 처녀 반하리.”, 란슬롯트의 시구를 읽으며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는 비단 나 뿐은 아닐 것이다. 포샤와 바싸니오 부부에 비해서는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조연부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제씨카와 로렌조 부부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서술은 독자로 하여금 복잡 미묘한 감정을 갖게 한다. 작품 전반에 나타난 제씨카와 로렌조 부부를 향한 작가의 이중적 시각은 제씨카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
란슬롯트, 로렌조를 포함한 남성 인물들의 서술은 제씨카와 로렌조의 결혼을 ‘전형적, 전통적인 남편에게로의 구속’으로 전락시킨다. 가령, 로렌조는 “……. 나중에 자네들이 부인을 훔쳐내는 일이라도 있으면 내가 몇 시간이고 기다려 주겠네...”라고 얘기하며 제시카를 보쌈당하는 수동적인 여성으로 묘사한다. 반면, 도피 과정 중 제씨카의 언행과 로렌조의 회상은 그녀의 도피를 현실적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주체적인 결단으로 확신하게끔 한다. 예를 들어, 제씨카가 로렌조에게 편지로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빠져나갈 계획을 능동적으로 수립한 것, 아버지의 반지를 매매함으로써 아버지에게 암묵적으로 항의한 것을 고려한다면 그녀가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신여성이라는 것에 대해 반박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독자는 ‘최종적으로 결혼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도피’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까? 안타깝게도 극 중 그녀의 적은 비중을 고려한다면, 독자들은 개개인의 경험과 추측을 이용해 그녀를 판단해야만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녀에 대해 굉장히 제한적인 정보를 제시한 후 독자들에게 큰 과제를 남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과연 아버지에서 남편으로 적을 옮긴 꼭두각시인가? 아니면 코르셋을 벗고 발을 내딛는 선구자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극 중 내내 그녀의 자발성, 주체성에 감탄했으며 그녀의 역전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그녀의 “좋아, 남편 보고 구해 달라지. 그이는 나를 크리스챤으로 만들어 줬거든.” 등의 의존성 발언을 이용해 나의 결론에 반문을 제기할 것이다.

참고 자료

Jung, C. G. Psychological aspects of the mother archetype. In Collected Works, vol.9, pt. 1, 1938,
Shakespear, 『사랑의 서사1: 베니스의 상인』, 김재남 역, 동양서, 1989
정신분석용어사전, 미국정신분석학회, 이재훈, 2002., 서울대상관계정신분석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