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서평
- 최초 등록일
- 2019.06.18
- 최종 저작일
- 20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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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죄와 벌>을 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은 ‘내가 저번에 읽었던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였다. 아이세움 논술 명작이라고, 초등학생 수준에서 세계 명작들을 축약하고 해서한 시리즈 도서가 있다. 내가 처음으로 읽은 줄글책도 그 시리즈에서 발간한 <오만과 편견>이었고, 그 외에도 <레 미제라블>, <부활>, <안나 카레리나>, <제인 에어> 등 많은 작품들을 거기서 만났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원서를 읽기보단 그 시리즈를 하나하나 사 모으는 것이 취미였을 정도다. <죄와 벌>도 그중 하나였다.
내가 기억하는 <죄와 벌>은 가난한 전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가 정신병 증세를 보이며 돈만 밝히는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나 예상치 못하게 그 장면을 목격한 그녀의 이복동생 리자베타까지 살해하고 순결한 창녀 소냐를 운명적으로 만나 그녀의 정신에 점점 감화되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시베리아 유형에서 그녀와 사랑하며 사는 이야기였다. 마치 y=x 그래프처럼, 주인공의 구원도, 이야기의 흐름도 일정하게 상승하다 막을 내리는, 그런 성장 이야기인 줄 알고 있었다. 특히 유형지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발에 입을 맞추는 강렬하고 감동적인 장면으로 이야기의 대단원을 마치는 구조인 줄만 알았는데...
이게 웬걸? 입맞춤 장면이 처음 나오는 것은 소냐의 집에 처음으로 찾아갔을 때이다. 게다가 잘못을 뉘우치며 자신을 낮추고 그녀를 높이려는 태도가 아니라 그녀 또한 자신과 같은 ‘비범한 사람’으로서 같이 떠나야만 한다는 맹세의 의미로 맞춘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까지 라스콜리니코프가 살인을 뉘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자베타에 대한 살인마저도 말이다. 자수를 하고 유형을 사는 도중까지 그는 그것이 진정으로 죄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현듯 오랜만에 만난 소냐를 보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그녀의 무릎을 끌어안고 울며 진정으로 회개하는데, 이 장면도 그 옛날에 아이세움 판을 읽었을 때만큼 감동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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