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리포트]파트리크 쥐스킨트 - 향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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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내가 좋아했던 아이가 몇 번씩이나 이름을 물어보곤 했던 향수이고 나도 꽤나 좋아했던 향수다. 후자는 성년의 날에 누군가로부터 고백과 함께 받은 향수이며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향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옷 이외에 필요이상으로 입는 것이 있다면 그건 향수일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미니어처 시슬리는 자꾸만 닳아갔다. 그리고 30ml짜리 베르사체는 서랍 깊숙한 곳에서 반짝였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향수>를 다 읽어갈 무렵 나는 시슬리마저도 서랍 속에 넣고 있었다. 후회감이 밀려왔던 것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 시슬리의 향 대신 나만의 향을 기억시켜줄 수도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그 아이가 앞으로 시슬리를 맡을 때 날 떠올릴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슬리는 생각보다 유명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아이는 향수 같은 것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맡았던 것은 바짝 마른 향긋한 빨래 냄새 비스무리한 것이었다. 그건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맡아보지 못한 그 아이만의 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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