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 서간집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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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뱅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저서나 역사 기록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그의 사상이나 그의 업적 같은 것들이다. 칼뱅이 직접 쓴 글 속에 나타난 그의 사상이나 문체, 표현 방식 등을 통해 우리는 칼뱅의 성향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들여다 볼 수는 없을까? 어떤 사람을 가장 인간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주는 글이 있다면 그것은 일기일 것이다. 일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혼자만의 이야기들을 듬뿍 담아 놓기 때문이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의 심정을 우리는 일기를 통해 표현한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혼자 기록하고 혼자서만 읽는 가장 사적인 글이 아닐까 싶다. 그 다음으로 가장 사적인 글은 무엇일까? 나는 편지라고 생각한다. 편지는 자기 개인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사적으로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에게 쓰느냐에 따라서 편지도 공적인 글이 될 수는 있지만 편지라는 형식의 성격상 개인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것이 다른 형식의 글보다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칼뱅의 서간집이 번역되어 읽혀지게 된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유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건과 사상으로만 그를 평가했던 것이 이제 사적인 글을 통해 그가 했던 고민과 그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보다 실제적인 평가를 내릴 수가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종교개혁 시대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에 대해서 칼뱅에게 무조건적인 책임을 돌리고 그의 인격과 사역을 폄훼하는 평가들에 대해서 그 사건 사고들을 바라보는, 또는 그 당시에 칼뱅이 개인적으로 당하고 있는 형편에 대한 칼뱅의 개인적인 글을 통해 새로운 연구와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칼뱅 서간집 1편은 그가 20대에 주고 받은 편지들만 모아 놓은 것이라 이 책이 출판된 것을 가지고 그의 전 생애를 운운하기에는 다소 성급한 평가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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