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엘리엇 '전통과 개인의 재능' 번역본 / The gradition and the individual Talent
- 최초 등록일
- 2016.06.13
- 최종 저작일
- 20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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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국 사람의 글은 전통에 대해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다. 때로 그것이 없음을 개탄하기 위하여 그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그 전통" 혹은 "한 전통"을 지칭할 수가 없다. 기껏해야 아무개의 시는 "전통적"이다라든가, 더 나아가 "너무 전통적"이라고 말하는 가운데 형용사로 사용할 뿐이다. 아마도 이 낱말은 비난하는 어귀에 나타날 뿐 달리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달리 경우가 있다면,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작품에 대해서 그것이 다소 만족스러운 고고학적 재구성물이라는 뜻을 내포하는 모호한 칭찬의 말로 쓰인다. 고고학이라는 확증적 과학을 이처럼 편리하게 참조하지 않고서는 그 낱말을 영국인의 귀에 듣기 좋은 것으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확실히 이 낱말은 현존 작가나 작고한 작가를 평가할 때 나타날 것 같지가 않다. 모든 나라 모든 민족은 제각기 독특한 창조적 성향뿐 아니라 독특한 비평적 성향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창조적 재능의 결함과 한계에 대해서보다는 비평적 습성의 결함과 한계에 대해서 한층 더 잘 망각한다. 우리 영국인은 프랑스어로 씌어진 막대한 양의 비평적 저술을 통하여 프랑스인의 비평 방법이나 습성을 알고 있거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프랑스인이 영국인보다(영국인은 의식이 없는 국민이니까) "더 비평적"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프랑스인이 영국인보다 자연발생적인 감정이 적은 것처럼 생각하고, 그 사실을 약간 자랑도 한다. 아마 프랑스인은 사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평은 호흡처럼 불가결한 것이고 우리가 한권의 책을 읽고 어떤 감동을 느낄 때 마음속을 스쳐가는 것들을 표명한다고 해서,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정신을 비평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밝혀지게 된 사실의 하나는 우리가 어떤 시인을 칭찬할 때 그 시인의 작품 속에서 다른 어떤 시인과도 닮지 않은 면을 특히 강조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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