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미술관]야오이 쿠사마전을 보고
- 최초 등록일
- 2003.06.10
- 최종 저작일
- 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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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히는 화창한 일요일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야오이 쿠사마전을 보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미술전시 하나에 긴장한다는 표현이 우습지만 일반인이 시간을 내어 미술관에 발을 들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더욱이 나같이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미술관 홈페이지의 간단한 설명을 읽고 나선 것이다. 집에서 나설 때만 해도 불과 몇 시간 후에 일어날 충격은 전혀 알 수 없었다.
귀신의 집에라도 온 것처럼 조심스레 티켓을 끊어 문으로 들어섰다. 계단을 오르는데 지금까지 생각했던 미술관의 중후한 느낌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왠지 조용하고 엄숙할 것 같은 미술관에 물방울 무늬의 장식들에 의아해하며 동심의 마음으로 호기심에 가득차서 문을 들어섰다.
처음으로 대면한 작품은 사방에 볼록거울이 붙어있는 통로였다. 사방에 붙은 거울들이 나를 비추어 주었다. 마치 "넌 누구야? 이게 너야?" 라고 질문을 던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엄마와 같이 온 아이들이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과 소리에도 불구하고 왠지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인상 깊었던 작품중의 하나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공간이었다. 빨강, 파랑,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점들이 하얀 벽, 천정, 바닥을 메우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알록달록한 풍선에 몸을 맡기고 두 개의 모니터가 말하는 영상물을 보았다. 집에서 전시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읽고 온 것이 다행이었다. 그 내용에서 전공적인 지식을 동원하여 히피세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작품에 이어 베트남전을 거친 히피세대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 환각과 편집증적 증상에 의한 정신적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영상물이었다. 이러한 환각증세를 이렇게 환상적으로 표현하는 작가가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환상적이고 동심어린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영상물은 다소 거부감을 주는 내용이었다. 작가의 편집증적 영상, "포레스트검프"에서나 보았던 히피들의 집단생활, 나체들의 뒹구는 모습 등등은 마치 모니터가 화려한 공간을 비웃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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