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자키 준이치로 <치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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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 <치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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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치인의 사랑이란 제목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바보의 사랑. 뭐 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까? 왜 제목을 바보의 사랑이라고 지었는가? 이러한 단순한 의문으로부터 책읽기를 시작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나오미라는 서양식 이름의 어린 여자에게 농락을 당하면서도 그 생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평범한 회사원의 기이한 사랑을 소재로 전개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의 기괴함 때문에 강한 거부감이 일었지만 반면에 더욱더 큰 흥미를 가지고 책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기서는 이야기의 내용에 대한 감상보다는 이 소설 속에서 서구화의 추구로 정체성을 잃어버린 죠오지와 나오미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치인의 사랑에서 죠오지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끊임없이 서구화를 갈망하고 동경하는 인물이다. 전통문화와 근대문화가 충돌하고 있는 혼란기 속에 그는 합리적이고 세련되어 보이는 서양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이러한 서양세계 동경은 서양여자의 동경으로 나타나는데 그는 일본인 여자보다 서양여자를 더 아름답게, 우아하게, 우월하게 생각했다.

/나는 슈레므스카야 부인이 그 <흰손>을 나에게 내밀었을 때 갑자기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그 손에 끼고 있는 눈동자같이 반짝거리는 큰 반지도 일본인 사람이라면 확실히 멋없을 터인데 도리어 손가락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보이며, 품격이 높고, 화사한 모습을 갖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죠오지의 여성관은 나오미와의 첫 만남에서 두드러지는데 그는 자신의 아내로 맞이 할 사람이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세련된 서구화된 여자이기를 바란다.

/나오미는 멋지다 Naomi라고 쓰면 마치 서양사람과 같구나/
/실제 나오미의 얼굴의 생김새는 활동사진 여배우인 메리 픽포오드와 비슷한 데가 있어서 확실히 서양사람 같은 데가 있었습니다./

위 인용문에서 볼 수 있듯이 죠오지는 나오미가 이름이나 외형이 보통 일본 여자 즉 전통적인 일본여자와는 다른 서구적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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