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의 <아내의 상자> 비평문-희망의 뒤안길에 선 우리의 초상

소개글

많은 생각들과 고민을 하면서 쓴 비평문입니다.
A+ 받았어요..! ^-^
비평문 쓰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목차

- 아내의 방은 내면적 가치를 추구하고픈 열망의 공간
- 아내의 상자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은 아픔이기 전에 희망
- 아내의 외출은 또 다른 희망이었지만 결과는 허망할 뿐
- 아내는 내면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로 그녀를 속박하고 있는 것은 사회제도

본문내용

<아내의 상자> 에 등장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낯설기보다 동질감을 느낀다. 이처럼 우리도 사회적 규율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고, 혹시라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면 불안해한다. 우리는 대학 입시를 거쳐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경험한다. 어쩌면 수많은 정자들을 물리치고 난자와 결합되어 이 땅에 태어난 우리는 일찌감치 경쟁을 경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경쟁에 비하면 시발점에 불과하다고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그 누구도 낙오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이겨내기 위해 타인은 물론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 사회의 울타리 속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가족 뿐 아니라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힘들어졌고, 내면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사라진지 오래다. 도리어 외면적 가치에 비중을 두고 그것을 기준으로 우열을 가르는 시점에 이르고 말았다. 이러한 오늘날의 시대상과 전형적인 인물을 <아내의 상자>속 남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반면 아내는 남편처럼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내면을 향해 끊임없이 바라보고 그것을 부여잡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그러한 그녀의 노력은 사회제도 하에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부적합한 것에 불과하다. 깊은 잠에 빠져들다가 종국에는 외출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 것 역시 그녀에게 모두 허망한 것일 뿐이다. 아내의 방과 그 곳에 쌓아놓은 아내의 상자는 남편이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서 일순간 모두 없어지고 만다. 애초 아내가 품고 있던 희망들은 일순간 사라지고 말아버릴 만큼 허망한 것이란 말인가. 사회적 제도 하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 아내의 상자는 애초에 품어봐야 소용없는 희망 따위에 불과한 것이다.

참고 자료

아내의 상자/은희경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