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의 사흘동안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7.12.06
- 최종 저작일
- 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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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박완서의 소설 그 가을의 사흘동안을 읽고 쓴 독후감 입니다.
낙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로 A+를 받은 독후감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처음 소설의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책을 펼쳐 두어 페이지를 넘기기 전까지는 그저 봄날에 애상을 심어주는 사랑 이야기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주인공은 한 때 나의 이상이었던 ‘여의사’였다.
주인공은 ‘소파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한 빈민가의 의사로 자리 잡았다. 처음 건물에 들어서서 춘화를 발견하게 된 주인공은 자신의 아팠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주인공은 은밀히 풍겨오는 화냥기에 힘입어 돈을 벌어보겠노라 생각한다. 나는 주인공을 따라 ‘책을 한 장, 두 장 넘길 때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내가 늘 경멸하듯 말하던 모습 그대로의 의사가 나를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들어있는 액자를 당연한 듯 무시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낙태를 시술하는 주인공은 나를 더 화나게 했다.
그녀 역시 과거 강간을 당해 낙태를 한 경험이 몸과 마음에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녀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끔찍한 기억의 실타래는 생뚱맞게도 자신과 동일한 상황에 놓인 여인들을 자신과 동일한 방법으로 ‘구제’해 주는 식으로 풀어진다. 증오와 환멸이 키운 복수의 화살을 실제로 주인공을 고통스럽게 한 장본인이 아닌 같은 상처로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들에게 겨누고 있었다. 거부감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나는 주인공에게 나 자신을 투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 자료
환각의 나비(우리가 꼭 읽어야 할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
박완서 | 도서출판푸르메 | 200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