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배우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소극(Farce)과 꼬메디아 델 아르떼 (Commedia dell` arte)를 지나, 그것에 문학적 창조력이 더해져 완성된 몰리에르 희극은 희극의 양상을 배우의 신체기술 중심에서 텍스트가 있는 언어와 신체로 조직된 희극문학의 지평으로까지 확대 시켰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극중 인물에게 유형성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성까지 부여하고, 신체 중심의 연극 특성에 언어적 요소를 첨하는 등의 변화를 꾀한 것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프랑스가 종교적 분열, 급격한 국가 성장을 거치던 16세기 초, 종교적 드라마가 자취를 감추고,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로마나 그리스 스타일의 모방이나 각색이 유행함과 동시에 아마추어 극단에 의해 대부분의 공연이 진행되는 등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몰리에르의 등장은 가히 파격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것이 현재에는 배우에게 자유를 안긴 것이라고 대부분 평가받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배우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라’는 등의 당시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낯선 주문이 오히려 제약에 가까웠을 수도 있다.
이에 본 소고는 몰리에르의 등장으로 인해 변화된 연기 양식 및 연기법이 배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조명하고, 그것을 몰리에르(작가)와 배우의 관계를 중심으로 논하며, 이것을 현재까지 긴 생명력을 가지고 공연되며, ‘프랑스 연극사는 몰리에르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의 인정을 받는 몰리에르 희극의 원천(源泉)을 파악하는데 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목차
Ⅰ. 들어가며Ⅱ. 몰리에르 희극(喜劇)의 희곡(戱曲)적 요건
2.1. 플롯의 구성적 특징
2.2. 인물 설계
Ⅲ. 몰리에르 희극 연기 양식의 특성
3.1. 신체와 언어의 유기적 조합
3.2. 의상 및 소품의 활용 그리고 가면의 제거
3.3. 무대
Ⅳ. 나가며
본문내용
몰리에르 희극 플롯의 가장 큰 특징은 대단히 균형적이라는 점이다. 그 균형이 다소 인위적이고 지나치게 깔끔하게 도식화 되어 자칫하면 단조롭다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몰리에르는 그것을 배우의 연기나 무대 장치 등 양식적 요소를 통해 극복해 낸다. 이러한 균형감을 위해 몰리에르의 희극에서는 서로 상반된 두 가지 성향의 사람들 사이에서 구심점을 이루는 한 캐릭터가 존재하며 그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철저히 인물 중심적인 전개가 진행된다. 이러한 몰리에르 희극의 플롯이 갖는 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몰리에르는 어떤 인물들을 중심인물과 대립시켜 놓는다. <웃음거리 재녀들Less Precieuses ridicules>에서 그는 두 명의 부인, 두 명의 젊은 남자 하인들 등의 등장인물을 각각 쌍으로 등장 시킨다. 극 중 사기꾼을 구심점 (혹은 지렛대) 역할인물로 설정 해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 때까지 그 구심점으로 하여금 중심인물들을 자극하도록 한다. <스카펭의 간계Les Fourberies de Scapin> 에 나오는 영리한 종도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구심적 또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성은 몰리에르 극의 특징 중 하나인 ‘간결함(Economy of Means)’과도 연결된다. 몰리에르의 극에는 군더더기나 불필요한 부분은 존재하지 않으며, 필수적인 부분은 생략이나 지연 없이 필요한 자리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정확성과 간결함, 단순한 구성에 대한 몰리에르의 애착은 몰리에르의 극 대부분이 ‘시작부터 끝까지 특별한 멈춤도 없고, 상상하는 장면이나 회상하는 장면도 없으며, 장면 전환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오직 (몰리에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의도한) 필수 요소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인물 역시 중심인물과 대립인물만이 존재할 뿐, 기타 부수적인 요소는 모두 제거되어 있다. 관객이 특별한 상상력이나 회상으로의 여행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도 단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상황에만 몰입하게끔 구성을 하는 것이다.
또한 몰리에르는 ‘유사한 장면의 반복’으로 극을 전개하는데, 이는 현대의 희극에서도 널리 이용되는 방법 중에 하나로, 그 속도나 빈도의 정도가 점점 더해지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같은 대사의 반복(echo phrasing)’이라는 언어 양식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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