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나이폴의 <미겔 스트리트>와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비교 서평
- 최초 등록일
- 2007.06.16
- 최종 저작일
- 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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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두 소설을 한 번에 비교해서 쓴 서평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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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나는 슈퍼마켓 딸로서는 드물게 과자 한 봉지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아이였다. 어느 날은 하도 껌이 먹고 싶어서 몰래 껌 한 통을 훔치다 발각되어, 벌로 슈퍼마켓 앞에서 내복만 입은 채로 20분간 손을 들고 서있었던 적도 있었다. 물론 순순히 벌을 선 것은 아니었다. 목덜미가 잡히기 전까지 나는 어머니와 동네를 한 바퀴나 도는 추격전을 벌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깟 껌 한 통이 그리 대수라고 혼냈던 어머니나, 벌 서는 것이 두려워 내복바람으로 동네를 한 바퀴나 도망 다닌 나나 우습기만 하다.
그 때는 부쩍 괴담이 떠돌곤 했는데 주로 할머니 귀신이 잡아간다거나 입이 찢어진 여자가 ‘나 예뻐?’하고 묻는다는 이야기들이었다. 마침 슈퍼마켓의 건너편에는 자그마한 담뱃가게가 있었다. 가게랄 것도 없이 담벼락에 덜렁 유리문이 있고 유리문 안쪽에 담뱃갑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담배를 파는구나 싶은 가게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담뱃가게의 주인이 할머니라는 점에 있었다. 그 할머니는 듣기로 젊을 때 과부가 돼서 이렇다할 자식도 없고 꼬부랑 할머니가 될 때까지 혼자 살았다고 했다. 젊은 여자가 혼자 밥 벌어먹기가 얼마나 힘들었으랴. 할머니는 등은 잔뜩 굽어서 하늘을 볼 수도 없을 것 같았고―실은 허리를 펴면 나무인형처럼 부러지진 않을까 걱정되는 수준이었다― 목청은 어찌나 큰지 장난 심한 어린아이들에게는 일절 부드럽게 말하는 법이 없었다. 마침 괴담도 있고 해서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그 할머니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사시사철 뭘 하는지 제대로 알 수도 없고 그저 하는 일이라고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서 담뱃갑처럼 유리창에 딱 붙어있는 일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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