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문]오 수정의 두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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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감독의 오 수정을 보고 쓴 비평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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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상처럼 잔잔하게 흘러간다. 전반부는 남자의 시선으로, 후반부는 여자의 시선으로 연장전 같은 결말은 두 사람이 함께 보는 시선으로 그려진다. 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남자와 여자의 시각은 다르다. 경복궁에서 영재가 장갑을 놓고 가는 장면도 남자는 정말 ‘우연’이었지만, 여자는 그것을 남자가 의도한 상황이라고 본다. 호프집에서 격렬한 키스를 나눌 때 테이블에서 떨어진 물건을 보고 남자는 스푼이라고 말하지만 여자는 포크라고 말한다. 여자가 말하는 처음의 의미가 남자에겐 성관계이고 여자에겐 첫사랑의 의미이다. 오르가즘의 순간에 영재가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불렀던 그 순간을 영재는 단지 말 ‘실수’로만 여기고, 그 여자를 부른 것이 아니라 수정이 너를 부른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도리어 예민하게 구는 여자에게 화를 낸다. 그래서 남자가 보는 시선에서는 그 부분이 드러나지 않지만 여자의 입장에선 크게 상처받고 토라질 일이 되는 것이다.
여자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크게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또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카메라를 잃어버리고 온 영수 형을 탓하는 순간에서도 영재는 영수 형을 편드는 수정의 태도에 심하게 화를 내며 우리의 사이가 진실하기를 바란다고 외치는 장면만 기억할 뿐 불과 몇 분 전 다른 여자와 키스를 나누었던 그 사실은 이미 기억에서 지우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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