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 밑의 욕망
- 최초 등록일
- 2006.11.26
- 최종 저작일
- 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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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유진 오닐의 희곡작품 <느릅나무 밑의 욕망> 한글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1장
농가의 바깥. 1850년 초여름의 어느 날 해질 무렵. 바람 한 점 없이 사방이 고요하다. 지붕 위로 보이는 하늘은 짙은 노을로 충만해 있으며 특히 느릅나무의 녹색이 눈부시다. 그러나 집은 그늘 속에 있어 대조적으로 색깔이 바래고 옅게 보인다.
현관문이 열리고 에번 캐버트가 나와 베란다 끝으로 가서 오른쪽 길을 내다본다. 한손에 커다란 종을 들고 기계적으로 요란하게 흔들어댄다. 그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짚고 하늘을 쳐다본다. 일종의 경외감에 사로잡혀 한숨을 쉬고 감탄의 말을 불쑥 뱉는다.
에번 야! 근사하다. (시선을 떨어뜨리고 얼굴을 찌푸린 채 주위를 응시한다. 키가 크고 건장한 25세의 젊은이다. 얼굴 모습은 반반하고 잘 생겼으나 표정은 어딘가 분개하고 방어적인 데가 있다. 도전적인 검은 눈은 사로잡힌 야수의 눈을 연상시킨다. 하루하루가 자신을 가두고 있는 우리와도 같지만 마음속으로는 정복당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에게는 억압당한 맹렬한 생명력이 감돌고 있다. 검은 머리, 코밑수염, 곱슬곱슬한 턱수염이 조금 나 있다. 거친 농부 옷을 입었다.
그는 몹시 못마땅한 태도로 바닥에 침을 뱉고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간다.
시미언과 피터가 밭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다. 둘 다 키가 크고 이복동생 에번 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 -시미언은 서른 아홉 살이고 피터는 서른 일곱 살이다-에번보다 더욱 모가 난 체격에 흔해빠진 보통형으로, 더욱 둔하고 평범한 얼굴에 몸집도 살이 찐 편이고 전체적으로 동생보다 영악하고 실제적인 데가 있어 보인다. 여러 해의 농사일로 어깨가 조금씩 굽었다. 진흙으로 범벅이 된 투박한 부츠를 신고 터벅터벅 걷는다. 그들의 옷도 얼굴도 손도, 드러내놓은 팔과 목에도 여기저기 흙이 묻었다. 온통 흙냄새가 난다. 그들은 한동안 집 앞에 같이 서 있다가, 둘이서 똑같은 충동을 느낀 것처럼 괭이에 몸을 기대고 말없이 하늘을 응시한다. 그들의 얼굴은 긴장되고 만만치 않은 표정이다. 그러나 하늘을 쳐다보면서 이런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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