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즐거운 편지 - 황동규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06.10.09
- 최종 저작일
-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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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즐거운 편지 - 황동규` 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복사실에서 복사 해 온 <즐거운 편지> 에는 내가 정말이지 그 존재를 알고부터 단 한 번도 좋아해 본 적 없는 너무나도 어려운 한자가 두 단어씩이나 있어서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 읽어보았다. 단어 두 개 중에 하나는 背(등배)景(볕경), 즉 ‘배경’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姿(맵시자)勢(기세세), 즉 ‘자세’였는데, 둘 다 이 시에 너무나 필요한 것 같았다. 그런 단어를 나만 모르게 한자로 적어놓다니, 한자공부의 압박이 잠깐 밀려왔었다.
이 시의 배경에는 항상 그대가 있어야만 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 기다림의 시간이 끝없이 길어져도 ‘나’는 모든 것을 포용하며 그대를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사소한 일이라고 했지만, 전혀 사소해보이지 않는건 사소한 일상이라고 할 정도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던 그대의 생각을 달고 살 것만 같은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 때문일 것이다.
단어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알게 된 것 또 하나는, 이 시가 황동규 시인이 고3때 18살이나 더 많은 연상의 여인에게 사랑에 빠져 지은 시라는 것이었다. 맙소사, 고3때 지은 시엿다니, 진짜 놀랬다. 1년차이긴 하지만 난 고3때 뭐했나 싶었다. 게다가 한참 본 뒤에야 이래저래 시의 내용을 알았으니, 공부 좀 더해야 겠다. 이래뵈도 국문과학생인데, 살짝 내가 싫을 뻔 했다. 하여튼 18살이나 많은 누나를 뒤에서 지켜보며 그 누나가 힘들 때 가만히 위로해 줄 거라니, 황동규 시인은 어려서부터 굉장한 로맨티스트였나보다.
이 시에서 그대라는 배경만큼 중요한 것이 두 번째 한자인 자세라고 생각했는데, 영원할 수 없는 사랑을 넘어서서 영원한 기다림이란 자세로 바꾸었다니 참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무작정 안타까움에서 그치지 않았던 것은 ‘나’의 좀 더 적극적인 모습 때문이었다. ‘나’는 자신의 기다릴 수 있다는 의지를 믿었고, 언젠가는 그대를 불러보기도 할 것이라고 했다. 떠나는 님을 그저 보내주는 수동적인 기다림의 다른 ‘나’들 보다 ‘나’는 좀 더 희망과 기대, 굳은 의지로 적극적인 기다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나였다면, 그대가 나에게서 멀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우울해져서 하루하루를 보냈을텐데 말이다. ‘나’가 멋져보였다.
참고 자료
<즐거운 편지>, 황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