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序
Ⅱ. 本
1 임철우의 문학사적 연대기
2 폭력과 거짓과 음모의 벽 앞에
3 붉은 방에 나타난 일상성과 역사성
4 핏빛 세상 속에서의 절규
Ⅲ. 結
본문내용
어둡다. 이렇게 간단하게 세상으로부터 차단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렇다. 알고 보면 어느 한 사람의 목숨쯤이야 참으로 손쉽고도 간단하게 해치워버릴 수 있는, 그렇듯 소름끼치는 야만과 폭력의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막상 그걸 까맣게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기로 한다.임철우에게 80년대는 폭력의 시대였다. 그래서 그의 소설적 관심은 체제와 이데올로기의 폭력, 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동요되는 개인들의 모습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고, 때문에 그의 소설에는 분단체제와 광주항쟁과 일련의 시국사건 등에 직접 간접적으로 관계된 인물들이 나타난다.「붉은 방」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는데 「붉은 방」에서 드러나는 직접적인 폭력은 최달식이 오기섭에게 가하는 고문이라고 하겠다. 소설에서 임철우는 고문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렇게 사실적으로 묘사될 수 있었던 것은 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붉은 방'이라는 공간 속에서 최달식이 오기섭에게 가하는 폭력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권력이 힘과 폭력에 있음을 보여준다. 80년대에 그러한 무한 폭력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데올로기에 있다. 소수의 지배자들이 국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량학살 할 수도 있다는 살벌한 이데올로기와, 동시에 "사회정의 구현"이라는 도덕적 엄숙주의가 그 이데올로기의 전면을 완벽한 위장으로 치장하고 있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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