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고래바위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13.04.30
- 최종 저작일
- 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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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답답했다.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근 2년간 꿈을 쫒는다며 취업할 생각도 하지 않고, 요즘엔 졸업하려면 필수라는 토익 시험 한 번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내 실력이 꿈에 한층 가까워진 것 같지도 않았다. 이십 대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조금씩 불안이 엄습해왔다. 내가 가려고 마음먹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정말 내 길인지 의심도 해보기 시작했다.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애초에 내겐 내 꿈을 이룰 실력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같은 해답 없는 질문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니, 의도치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빠져 있다가 문득 깨달을 때가 많아졌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끼고는, 취업이나 해버릴까, 하고는 쉽게 생각해 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나 자신에 대한 한심함은 비참함이 되었고, 그것은 생각을 마비시켰으며, 마침내 온 몸은 무기력으로 휩싸이게 되었다.
며칠 전에도 그런 무기력에 휩싸였고, 이러한 무기력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 도서관에 갔다. 딱히 찾는 책도, 읽고 싶은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습관적으로 책장 사이를 거닐었다. 시선은 무채색 커버로 된 책들 사이를 대충 훑고만 지나갔다. 그러던 중 책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제목은 <바다로 간 고래바위>였다. 아마 겉종이가 벗겨져 어두운 색의 맨몸만을 드러내고 있는 책들 사이에서 그 책만이 시원한 하늘색이었기에 눈에 띄었던 것 같다.
두께 또한 손가락 마디 반 정도 밖에 안 될 만큼 얇아서 망설임 없이 단번에 책장에서 빼내었다. 책을 펼쳐보니 내용도 짧아서, 순간, 기분 전환을 위해 도서관에 온 내게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바다로 간 고래바위>를 읽는 동안 나는 기분 전환 이상의 나에게 꼭 필요한 무엇을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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