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유연화와 국민연금의 관계에서 소외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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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TV퀴즈쇼에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가 공무원이었다. 다양한 꿈을
갖고 살아가는 초등학생들마저도 ‘안정성’이 직업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될 만큼, 이제 ‘직업’은 자신이 은퇴할 때 까지 할 수 있는 지속적인 것으로 여겨
지지 않는다. ‘평생직장’이라는 믿음으로 직업을 인식하던 이전의 한국 사회와 다르게
지난 십 여 년 간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와 이를 대체하기 위한 노동시장의 유
연화라는 명목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그러나 불안정한 고용 환경과 달리 사회 발전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은 사람들의 수명
까지 연장시켜줘서, 말 그대로 살 수는 있지만 살 수 있는 방법은 제시해 주지 못하
는 모순된 환경 속에 사람들은 처하게 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노동
자들의 임금 일부를 국가에 맡겨서 관리하고 은퇴한 후에 일정한 금액씩 돌려주는 국
민 연금제도를 통하여 노후 생계비를 지원한다. 그런데 국민 연금제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논리는 볼록한 포물선과 같이 청년기에는 한 사람의 소득이 꾸준히 증가하다가
정점을 찍고서 서서히 감소한다는 생애주기이론에 근거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하
였듯, 우리가 처한 노동유연화 현상은 더 이상 소득곡선이 볼록한 2차 함수만을 따르
는 것이 아니라 근로시기 자체가 줄어들었다. 2차 함수의 폭이 이전에 비해 훨씬 좁
아지거나, 혹은 취업과 실업이 반복되는 3차 함수의 형태를 띨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근무 여건은 그들의 임금에서 일부를 걷어서 재정을 운영하는
국민 연금의 성격으로 보아 위태로운 연금 재정 상태와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
다. 이는 지금 예상하는 시기보다 더 빠르게 국민 연금의 고갈로 이어질 것이다. 그
러나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모든’ 국민들의 노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민 연금의 기본 취지와 다르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가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민 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기존의 국민연
금제도는 정규 고용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법과 제도적으로 소
외되고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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