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E. M.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을 읽고 (마라보 동굴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가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소개글

E. M.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을 읽고 (마라보 동굴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가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무료로 업로드하니 참고하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작가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글을 썼는지에 대하여 나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작가가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뒤로 이미 그것은 그의 품을 떠났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진부한 이야기도 하나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고전동화인 심청전, 춘향전,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의 작품도 여러 각도의 해석으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되고 재미를 더하며 풍부한 읽기가 가능해진다.
고로 나는 이 소설의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메아리라는 장치를 심었는지 관심이 없다. 독자가 중점을 둬야 할 곳은 작가의 머릿속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머릿속이다. 작품을 분석하고 정답을 찾아가는 것은 평론가가 아닌 이상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인생과 관련이 될 때 그 작품은 비로소 가치를 지니게 된다. 왜 빨리 하라는 메아리 얘기는 안하고 작품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이나 운운하고 있냐고? 그것이 바로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오직 하나인 것은 없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등대로>에서 제임스라는 등장인물의 말이다.
메아리는 그다지 성적 매력이 없는 영국 여자 아델라에게 착각을 일으키는 소재다. 그녀는 아지즈에게 결혼이나 사랑에 관한 질문을 하고서 어떤 동굴로 들어간 후 그가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버린다. 물론 아지즈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진실이 어쨌거나 그녀는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진실이 되어버린다. 그녀의 착각은 곧 대영제국의 오만한 착각과도 같다. 그들은 인도인들을 통치하며 자신들의 우월함을 만끽한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둔갑시키면 그 순간 진실이 되는 것이다. 아지즈는 그런 적이 없는데도, 사건에 개입되지도 않은 알지도 못하는 영국인들이 분개하며 유죄를 주장해댄다. 그들은 아델라가 아니지만 자기 세계의 메아리를 거쳐 진실을 왜곡하는 점에서 확실히 또 다른 아델라이다. 메아리는 <부움>이라는 한가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화합의 소리라기보다는 진실을 덮어버리는 파멸의 소리와도 같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