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영화 "러브레터"에서 보여지는 일본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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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처럼 좀처럼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 우연, 환상적인 공간을 통해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한 세계를 보여주는 듯 하다. 어찌 보면 순정 만화적인 설정과 감수성일 뿐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영상과 그것을 통해 주인공들이 전달하는 감수성은 그러한 비판을 넘어 예술적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만 하다. 주인공들의 감정을 대사를 통해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감각적 영상과 카메라 워크, 절제된 듯하지만 진실성 있는 대사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츠키의 추모식이 끝나고 그의 집에 들렀을 때, 이츠키의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히로코는 앨범 뒷면의 주소를 적기 위해 볼펜과 종이를 찾는다. 이 때 카메라는 '들키면 안되는데'하는 히로코의 심정을 표현하듯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재빠르게 움직인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오타루에서 히로코와 여자 이츠키가 우연히 마주쳤을 때 아주 순간적인 일이었지만, 카메라는 정지된 화면으로 잡아낸다. '이츠키상'을 부르는 히로코와 마치 그 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이 뒤돌아 보는 이츠키의 정지된 모습 사이로 수많은 인파가 지나간다. 히로코는 운명적인 직감을 통해 이츠키를 알아 보았고, 자신과 이츠키가 꼭 닮은 사람이었으며 죽은 이츠키가 그래서 자신을 사랑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 사람만의 정지된 순간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짧은 시간동안 히로코가 받았던 충격의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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