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독후감
- 최초 등록일
- 2011.12.20
- 최종 저작일
- 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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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스키너의 심리상자를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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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난 학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눈앞에 닥친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을 텐데, 나는 운 좋게도 띄엄띄엄 기말고사를 보게 되어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과목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공부할 여건이 주어졌으니 감사해야할 따름이건만 여태껏 시험공부라곤 책 몇 번 훑어보는 것이 전부였던 나에게 그런 시간은 맘 편히 놀 수도 없고 열을 다해 공부하기도 애매한 시간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청강을 마치고 기숙사 침대에 누워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던 그 때, 문득 방 청소가 하고 싶어졌다. 몇 개 안 쌓인 빨랫감을 세탁기에 돌리고, 집에 있을 때 방바닥에 여기저기 널려있던 지저분한 긴 머리카락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한 바닥을 빗자루로 싹싹 쓸어 마무리는 걸레질까지. 그것도 성에 안 차 침구류까지 복도에 들고 나가 탈탈 털어 낸 후에야 어느 정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남들은 지금 학도, 중도, 과도, 기숙사 도서관, 집, 커피숍 등등에서 열심히 책을 파고 있을 시간에 나는 지금 고작 청소 하나 해 놓고 뿌듯해하고 있다니. 개강 초기에 먹었던 굳은 다짐들은 전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책을 펴고 앉았다. 책을 펴고 5분이나 지났을까. 나는 깊은 한숨과 함께 책을 덮고 가슴팍에 머리를 묻었다. 입학했을 때도, 군 입대 전에도, 군 입대 후에도, 복학 전에도 뼈저리게 느꼈던 거지만 난 정말 전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간 중간에 억지로 전공에 대한 열정의 불을 지피고자, 정을 붙이고자 시도를 해봤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전과하기엔 학점도, 시간도 부족했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전공을 이수할 수밖에 없었다. 재입학이란 좋은 제도가 있긴 했지만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알면 경을 칠 것이 분명했다. 가뜩이나 공부하는 습관도 안 들여져 있는데 관심도 없고 기초도 없는 전공 공부가 재밌을 리가 만무했다. 2년 다닌 대학, 마저 2년 채워서 어떻게든 졸업은 해야했기에 복학을 하긴 했는데 앞이 깜깜했다. 무작정 열심히 하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학기 내내 지각도 결석도 한 번 하지 않았지만 그 뿐이었다. 그저 학점을 채우고, 과제만 제 때 제 때 제출하며 운 좋으면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전부였다. 그 동안 애써 외면하고 감추고 싶었던 현실과 불안들이 청소하며 긁어모은 먼지더미 마냥 나를 숨 막히게 했다. 내가 진심으로 무언가에 열중하지 않는 이상 그 먼지더미는 치우고 치워도 계속 생겨나서 나를 병들게 할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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