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머스 히니 시 전개과정에서 드러나는 시와 시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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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머스 히니 시 전개과정에서 드러나는 시와 시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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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셰이머스 히니(Seamus Heaney)의 시에서 독특한 점 중 하나는 그의 시에서 단지 시적 상황의 주인공이자 화자로서의 시인의 모습뿐만이 아닌 일반적인 시인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북아일랜드에서 소수파인 구교도 가정에서 태어나서 신교와 구교의 영향을 모두 받았으며, 아일랜드 내에서 영국 문화 교육을 받았고, 북아일랜드 내부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 대립 세력에 두 발을 동시에 딛고 있었던 히니 자신의 복합적인 정체성을 고려해 볼 때 그의 시 전개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인과 시의 역할이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면모를 띄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즉, 시인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는 W. H. 오든(W. H. Auden)의 「예이츠를 추모하며」(“In Memory of W. B. Yeats”)와 같은 시도 있지만 히니의 시에서는 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정체성을 연결시킨, 자전적인 요소가 담긴 논의가 있는 것이다.

<중 략>

즉, 히니가 정의하는 시인의 역할은 민족의 전통을 보존하는 수호자로 시작해, 사회적 역할과 미적 차원의 예술 추구 사이에서 표류하는 나약한 지식인으로 옮겨가고, 마침내는 앞의 두 대립적인 개념을 어느 정도 타협한 객관적인 관조인이자 평가인으로 귀결된다. 마지막 귀결점의 시인의 모습은 결코 사회 상황에서 분리되어 현실적인 논의를 거부하는 몽상적인 시인의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분쟁과 사회 갈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을 지양하고 순수 예술을 추구하되 민족 의식을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니며, 공동체적 이념과 지역 사태에 대해 한 발자국 물러나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망하고 비평하는 지식인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참고 자료

<히니 시의 리얼리즘의 전개, 《예이츠에서 히니까지》, 이창배 전집 7. 서울: 동국대학교 출판부,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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