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성서를 그리다 요약>>
제 1부. 렘브란트의 성서화로 나아가다
이 책은 렘브란트의 삶과 그의 신앙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렘브란트는 칼뱅주의의 영향력이 컸던 17세기의 네덜란드에서 태어나는데 많은 작품들을 성서를 주제로 하여 그렸다. 렘브란트는 화가로서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아내의 죽음을 기점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매우 높은 완성도로 팔리지 않을 성서화를 제작했는데 이는 그의 삶과 예술에 있어서 성서가 실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성서화는 성서에 대한 그의 해석으로 볼 수 있다. 렘브란트는 그림 속에 자신과 사회, 문화와 역사를 그려내었고 성서 속 에피소드를 재현하며 ‘성’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였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그림을 매개로 하여 성과 속을 연결했다.
렘브란트의 <마태와 천사> 와 카라바조의 <마태와 천사 >를 비교하여 살펴볼 때 렘브란트의 작품 속 마태는 카라바조의 그것과 달리 자신의 지성을 사용해 성서를 적는다. 두 작품에서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계시하는 천사가 등장하지만 렘브란트의 작품 속 마태는 아무런 지적 고뇌 없이 천사의 말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써야 할 바를 숙고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렘브란트는 성서를 있는 그대로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충분히 사유하고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의 성서관은 <예언자 안나> 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도우의 작품 속 안나와 달리 렘브란트의 안나는 손으로 성경 구절을 짚어가며 읽고 있다. 렘브란트에게 있어 성서는 직접 ‘읽고’ ‘이해’해야 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베드와 사울> 에서도 드러나듯 성서의 뜻은 논증과 토론을 통해 드러난다고 믿었다. <설교자 앙슬로> 를 통해서는 설교자는 신자를 성서로 인도하는 이일 뿐 신자 자신이 직접 성서를 읽고 그를 통해 하늘에서 내려온 빛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17세기의 대표적인 성서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법을 설명하고, 렘브란트만의 특유한 관점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이신 김학철 교수님꼐서는 본문에서 성서가 거울, 창, 스테인드글라스라는 세 가지 차원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성서의 저자와 그가 속한 공동체, 그리고 독자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는 거울로서의 성서, 이 세상 너머의‘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창으로서의 성서, 그리고 영원의 빛과 그에 참여한 인간의 솜씨가 함께 빚은 듯한 예술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스테인드글라스로서의 성서. 이 책에서는 이 세 가지 차원으로 렘브란트의 그림을 해석한다. 렘브란트의 그림은‘거울’로서 그가 속한 사회, 문화,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 그는 특히 전경 뒤의 후경 혹은 표피가 숨기고 있는 속살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로 인해 성서화를 그릴 때 이야기의 배후에 놓인 세계, 즉‘창’너머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였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