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실락원
- 최초 등록일
- 2006.06.28
- 최종 저작일
-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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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서사시는 확연한 이분법적 구조를 이룬다. 천상의 세계와 지옥의 세계, 창조주에게 순종하는 천사들과 타락한 천사들, 창조주의 광명이 존재하는 에덴 동산과 악에서 탄생한 죄와 죽음이 지배하는 어둡고 음습한 지옥의 모습이 얼마나 대비되는지 살펴보라. 창조주는 인간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죄의 씨앗이 침입한 인간에게는 벌을 내린다. 밝음과 어둠의 극단적인 대비는, 결국 신을 믿고 신에게 순종하는 것을 인간이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아담과 이브는 사탄의 유혹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그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신이 인간의 몸 속에 불어 넣어 주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타락은 인간이 신성(神性)과 이성(理性) 가운데서 이성을 택하였으며, 그 선택에 대한 벌로서 낙원을 상실하였다는 점이 <실낙원>의 핵심이다. 곧, 신과 사탄 사이에는 어떠한 교집합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인간은 신을 따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서 선의 영역에 속하느냐 악의 영역에 속하느냐가 결정된다. 밀턴은 이러한 이분법적 태도의 확대를 통해 인간의 이성이 신에 의해 주어진 것이기는 하나, 유혹을 이길 만큼의 신앙심을 갖지 못한 자에게는 자유의지로 신을 거역할 수도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 한 듯싶다.
대부분의 위대한 서사시들이 그러하듯 <실낙원> 역시 한정된 텍스트를 차분하고 꼼꼼하게 이끌어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밀턴은 이 서사시를 총 12 편으로 구성하고 마치 연극의 막 과 장을 나눈 것처럼 각 편마다 배경이 되는 장소와 등장인물들을 바꾸어 가며 흥미 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사탄이 에덴동산으로 가기 위해 지옥문을 통과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그 곳을 지키는 두 명의 마귀를 통해 인간의 죄악과 죽음을 독특하게 형상화한 부분과, 마지막 클라이막스 내지는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대천사 미카엘이 에덴동산에서 곧 쫓겨 날 아담에게 장래 인류에게 닥칠 미래를 환상으로 제시하는 부분은 <실낙원>의 내용 중 압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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