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구운몽의 구조와 그 중층적 의미
- 최초 등록일
- 2004.06.09
- 최종 저작일
-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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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머리말
2. 현실과 꿈의 동심원적 순환구조
3. 삶의 두 지향과 그 통합적 의미
4. 당대 정치 현실과 <구운몽>의 의미
5. 맺음말
본문내용
3. 삶의 두 지향과 그 통합적 의미
1) 두 삶이 지닌 기본 성격
<구운몽>은 성진과 양소유를 통해 상반되는 두 삶의 지향을 대비시켜 보임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란 심각한 물음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불승인 성진을 통해서는 탈속적 초월의 삶을, 유가인 양소유를 통해서는 세속적 영달의 삶을 각각 제시하되, 이들을 모두 긍정하면서 또 부정하고 있음이 그것이다. <구운몽>이 불교적 의미로도 읽히고, 유교적 의미로도 읽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작품의 의미를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바로 대입시켜 해석하거나, 기존 이념이나 사상으로 환원시켜 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작품의 의미는 기존 사상의 단순한 반영물이 아니라,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성진과 양소유의 삶 또한 불교나 유교 이념과 바로 연결시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실제로 형상화되어 있는 그들의 삶이 과연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를 냉정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삶이 불교와 유교 이념을 각각 덧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특정 이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으며, 또 두 삶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작품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성진은 한 순간의 환몽체험으로 세속적 삶의 허망함을 깨닫고, 이어 육관대사의 강론과 4구게(四句偈)를 통해 대각(大覺)을 얻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성진과 여덟 니고가 일시에 깨달아 불생불멸할 정과를 얻(423)"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진에게서 어떤 고차적인 깨달음의 감동을 맛볼 수가 없다. 성진의 득도에는 아무런 내적·자발적 계기가 없으며, 그것은 오직 육관대사에 의해 밖으로부터 주어질 뿐이다. 더우기 그것은 단지 언어적 진술로만 '보고'되어 있어 공허한 관념성을 면치 못하며, 이 때문에 우리에게 와 닿는 성진의 깨달음이란 양소유가 노년에 느꼈던 인생무상감 그 이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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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