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의 '안해' 아내 입장에서 다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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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수산시장이 아니다. 그런데 왜 넙치 한 마리가 거실 소파에 누워있는가. 나를 하대하듯 익숙하게 물 달란 손짓을 하는 저 손이 오늘따라 더 얄밉다. 눈을 마주치는 이번에는 고등어와 닮았다. 흐리멍텅한 동공 사이로 비린내가 피어 오르는 것만 같아 인상이 절로 찌푸러졌다. 이런 꼴을 풍기는 이와 함께 자고 먹고 하는 것은 단 한가지 이유에서다. ‘정’ 그래 아무리 미운 그이지만 밤이 되고 내게 때아닌 칭찬을 늘어놓을 때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럼 나도 그래 기분이다 하며 그이에게 다가간다. 그런 무료한 일상을 살던와중 내게도 큰 행복이 찾아왔다. 내게도 아이가 생겼다. 피부는 뽀얗고 작고도 소중한 눈망울이 내게서 나온 것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이제 그의 관심은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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