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케빈에 대하여' 리뷰; 우리는 케빈에 대하여, 에바에 대하여, 우리 사회에 대하여 이야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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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이었다. 몸에 아무리 많은 빨간 토마토 조각이 묻어도, 숙소에 돌아가 씻기만 하면 되는 그런 삶이었다. 에바의 삶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었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놀라운 것들을 목격하고,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보고 느낀 것, 깨달은 것들을 글로써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이것이 에바가 바랐던 이상적인 삶이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을 만났다. 지금까지 만난 그 많은 사람 중에서도 특히 더 알아가고 싶었던 사람. 지금까지의 만남 중에서도 제일 길어질 것 같았던 만남. 그날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과 사랑을 속삭이지 않았다면, 에바의 삶은 달라졌을까. 아니, 적어도 그대로였을까. 아이가 저지른 일, 아이에게 저지른 일, 이 모든 것이 에바에게 이제는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빨간색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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