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꽃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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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속리산 문장대에 올랐지요. 곳곳에 수줍은 듯 꽃 피운 민들레를 보며, 이 겨레와 함께 이 땅을 지켜 온 꽃임을 다시금 되짚어 보면서 고마운 눈길을 보냈습니다. 민들레야 영원하라! 이 민족 절개의 역사와 함께 영원하라. 어느 핸가, 문득 시골 길을 걷다가 나 자신도 모르게 함성을 질렀지요. 민들레가 한 두 송이도 아니고, 황금빛으로 무더기로 피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무 평은 됨직한 풀밭에, 아직 다른 잡초들은 이제야 겨우 머리를 내밀고 있는 판인데, 민들레는 무더기로 피어 있었지요. 민들레 하면 고작 길섶이나 돌담 틈바귀, 낡은 집 한 구석에 겨우 발붙여 피어나는 꽃이려니 했는데, 아주 횡재를 만난 것입니다. 이렇듯 소담하게 피어난 민들레 꽃무더기를 볼 줄이야! 민들레 꽃밭을 훌쩍 떠나 버리기가 너무나도 아쉬워, 꽃줄기가 십여 개나 되는 탐스러운 민들레 두 포기를 캐어 가져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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