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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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없는 좁다란 골목길, 밤늦은 시간, 나는 그곳을 걷고 있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 나의 유일한 친구라 여겨졌던 가로등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검을 옷을 입고 나를 따른다. 빨리 걸으면 그도 걸음을 재촉하여 내 곁으로 바짝 추격해온다. 그는 타인이 아니다. 가로등 빛을 통해 생성된 또 다른 나!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또 다른 나임에도 잘 인식되지 못한다. 그림자는 항상 주인공이 아니다. ‘빛을 받은 나’가 주인공이며 그로 인해 동반 형성된 그림자는 소리 죽여 존재한다. 거울을 볼 때도 ‘빛을 받은 나’만 볼 뿐 그림자는 묵묵히 제자리만 지키고 있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그림자가 울어? 왜! 어떻게! 여기서 말하는 그림자는 도대체 뭐지? 이러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책읽기를 마치고 든 그림자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면 위와 같다. 잘 인식되지 못하는 어둠, 그래서 더 무한한 폭발력을 지닌 무언가.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나! 반드시 나와 균형을 맞추어야할 무언가. 내 것임을 인정해야 더 이상 두려워지지 않을 그 무언가.
필자가 소개하려는 그림자란 우리의 의식으로 적절하게 통합되지 않은 부분으로 우리가 멸시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그림자는 때로는 자아와 같은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지니기도 하며, 자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집적할 경우에는 통제 할 수 없는 분노로 작열한다. 우리는 그림자를 애써 잊고 살려한다.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생에서 우리는 무얼 그리 원하는지 인생의 무상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이 일에 쫓기고 저 일에 쫓기며 산다. 자연히 그러는 동안 쌓여만 가는 그림자는 미처 돌보지 못하게 된다. 아직 대학생인 나도 내년이면 졸업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취업을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으로 잠을 들지 못한다. 억지로 책을 펴고 흥미 없는 공부를 하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가엾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남들도 다 하는 건데, 내 삶을 위한 건데, 나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나는 또 공부에 매진한다. 아니, 매진해야만 한다. 아직은 감당할 정도의 스트레스(그림자)를 뒤로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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