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의 '모순'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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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식들이 더 이상 부모와 살지 않는 삶을 택할 때, 느끼는 어머니로서의 상실감을 나는 이해한다. 그러나 죽기까지 해야 했을까? 결국 이모는 첫 눈오는 날의 진진과의 즐거운 데이트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스스로 세상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물론 마지막은 진진이 봐주기를 원했던 이모도 진진만큼이나 틀에 박힌 삶을 싫어했던 모양이다. 술주정쟁이 남편이 중풍과 치매증상으로 돌아오고, 아들은 감옥에, 딸은 대학을 휴학한 진진의 어머니는 활기차게 사는데, 모든 것이 안정된 이모의 삶이 왜 자살이라는 것으로 마감되어야 했을까 의구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충분히 이해는 간다. 이모는 굴곡없는 무미건조함과 자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상실감을 이기지 못했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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