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비평] 영화 '해안선' 비판
- 최초 등록일
- 2002.12.02
- 최종 저작일
- 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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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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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쯤에서 앞서 제기한 의문에 대해 살펴보자. 크게 주인공에 포섭할 수 있는 세 인물의 영화속 삶의 경로를 추적해보면 그들의 삶이 다음과 같은 도식에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도식의 특이한 면모는 다음과 같다. 작가의 투쟁적 세계관과 더불어 인물들은 금기의 영역에서 타자와 만나게 되고 그 공간에서 타자는 서로 부정하게 된다. 이 동일한 공간에서 '함께 있음'이라는 경험을 공유하게 된 인물들은 다음 순간 어떤 적절한 논리적 설명도 없이 광기의 영역으로 침몰 당한다. 그리고 그들은 주변인들로부터 배제 당한다. 심지어 부정적 체계(군대)에서조차 광기로 물든 이는 가차없이 배제된다. 동시에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시 체계에 편입되려고 노력하거나 일부는 체계의 주변부에서 어슬렁거린다. 그리고 이들은 역시 어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스스로에 대한 가학적 파괴행위를 자행한다. 물론 금기의 영역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 이들은 광인이 됨과 더불어 비정상성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체계는 이들에게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며, 이들 또한 자구적인 회복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광인이 됨과 동시에 숙명적으로 파멸을 길을 자초하게 된다.
여기서 되짚어 봐야 하는 것은 작가가 설정한 금기의 영역에 대한 가치다. 우선 그가 광기를 비정상성에 포섭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 보인다. 왜냐하면 일단 금기의 영역을 통과한 인물들은 종국적으로 죽음에 이르기 되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속의 다른 장치에 의해 체계에 대한 반항이나 저항이 죽음이라는 적극적인 도구에 의해 승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가 보여주는 인물들의 죽음은 김상병의 죽음에서와 같이 얼굴 없는 죽음, 표정 없는 죽음, 곧 의미 없는 죽음을 표상한다. 광인은 체계의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혹은 체계 내부인에 대해 의미없는 투쟁을 선고한다. 그리고 점차 체계인에게 비슷한 광기를 전염시키며 체계인을 서서히 붕괴시킨다. 여기서 나는 광기에 대한 작가의식의 부족을 꼬집고 싶다. 작가는 광기의 경험원천에 대해 탐구하지 않는다. 인물들은 예외 없이 정상적 도정에서 일탈하게 되면 광기에 휩싸이며 광기는 정도를 더해가고 광기의 발현은 '방해, 훼방, 중지, 비정상성'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점은 작가의 차이에 대한 의식이 주류 사회의 보편적 의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을 드러내 보인다. 작가는 적어도 '체계인→광인', '광인→광기의 발현'이라는 노정사이에 어떤 납득할만한 이유나 원인을 설명해주려고 하지 않으며 또한 그러한 광기의 발현이 가져다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고뇌한 흔적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적어도 그는 광기라는 경험 자체에 대해서 무지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그에게 광기나 금기란 단순히 자극적인 영상을 표출하기 위해 필요한 극적 장치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그러한 광기에 대한 의식 또한 보편적 의식에 그대로 대응하는 것 같다. 이러한 점들은 작가 '김기덕'이 갖고 있<font color=aaaaff>..</font>
참고 자료
참고자료: 사르트르 <존재와 무>, 가다머 <진리와 방법>, 마샬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마르틴 하이데거 <예술작품의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