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흐의 추측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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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흐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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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는 그의 가족들에게 인생의 실패자, 절대로 닮아서는 안 될 인생의 본보기라고 불린다. 이 소설은 페트로스의 조카의 시점으로 쓰여 졌다. 골드바흐의 추측은 이렇다.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개의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문제가 제기된 지 2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증명을 발견한 사람이 없다. 책의 여러 곳에도 써있는 말이지만 나 역시도 이 말이 읽고서도 많은 생각을 남기는 말 이였다. -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선택한 도전에 의해 절망할 권리가 있다. - 그 대상이 자신이 깊이 사랑하는 것일 경우에는 그 절망마저 한없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한다. 갖고 있는 에너지를 전부 불태우고도 결국은 좌절감을 맛볼 수밖에 없는 게 대다수의 천재들이 타고난 운명이라는 말에 의욕과 용기가 한풀 꺾인 나 자신을 알 수 있었다. 삶의 유일한 힘이자 기쁨이며 위대한 재능이기도 한 것을 갑자기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에게 이졸데는 첫사랑이자 단 한 번뿐인 사랑이었다. 그 사랑을 되찾기 위해 그는 골드바흐의 추측을 선택했다. 그의 말로 동기는 눈처럼 순수했다고 한다. 독일의 위대한 수학자인 콘스탄틴 카라테오도리 교수의 장녀인 이졸데는 페트로스의 독일어 공부를 도와준다. 그러면서 그들은 짧은 기간에 대낮이나 한밤중, 숲속 등 어디서든지 남의 눈에 띄지 않을 기회만 생기면 의외의 장소에서 불규칙하게 밀회를 즐긴다. 한동안 페트로스는 이졸데와의 사랑에 빠진 채 갈피를 못 잡고 헤맨다. 연인을 뺀 모든 것에는 무관심해지게 된다. 몇 달 동안 은밀한 행복을 맛본 뒤, 이졸데는 프러시어 포병대 출신의 늠름한 중위와 결혼을 한다. 페트로스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비탄에 잠긴다. 페트로스가 유년기에 품었던 숫자에 대한 지나친 애착이 부분적으로 가족에게서 받지 못한 애정의 결핍에 대한 보상이었다면 베를린 대학에서 고등수학에 더욱 더 깊이 빠져든 것은 사랑하는 연인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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