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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수밭 내가만약 구얼이라면_2009.10

*비*
최초 등록일
2011.06.02
최종 저작일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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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내가 만약 구얼이라면?

목차

없음

본문내용

붉은 수수밭
-내가 만약 九이라면? -
나는 나귀 한 마리에 팔려서 고향을 등지고 이곳으로 왔다. 그것도 문둥병이 걸린 사람에게……. 내가 양조장으로 갈 당시 나는 마음이 착잡하고 모든 것에 의욕이 없었는데 그런 나와는 달리 가마꾼들은 너무나도 신나보였다. 내가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도 해주지 않고 기분을 풀라며 노래를 부르며 가마를 이리 저리 흔들어대는 통에 나는 그 좁은 가마 안에서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가마 틈으로 비치는 그들은 매우 건강해보였고 신비스러웠다. 나는 자꾸 한 남자에게 눈길이 갔는데, 도적에게 습격을 당했을 때 나는 비로소 그와 정면으로 대할 수 있었다.
내가 어째서 그와 수수밭에서 사랑을 나눴을까? 그때의 내 감정은 정리가 되지 않았던 상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그때의 감정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린 시절 첫 경험에 대한 동경이었을까? 아니면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를 좋아했던 걸까? 그 부분은 내가 아직도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은 부분 같다. 아무튼 내가 친정에 다녀오니 리씨는 죽어 있었다. 나는 그 덕에 문둥병이 걸린 사람에게 벗어 날 수 있었고 양조장은 내 것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양조장 운영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양조장에서 가장 오래된 일꾼인 라오한을 믿고 따랐다. 라오한도 나에게 진심으로 잘해준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라오한이 나를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문에 라오한이 떠났던 것도 내가 그와 같이 지냈던 것 때문일까? 어쩌면 지금 생각해보면 라오한이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면 나는 좀 더 흔들렸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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