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오정희의 <동경>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1.11.10
- 최종 저작일
- 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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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흔히들 오정희의 소설은 뭘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얽힌 실이 풀려나가듯 술술 읽혀지는 소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시와는 달리 소설은 자세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길게 늘여 쓴 글이라고 할 때, 오정희의 소설은 확실히 그에 반대적으로 쓰여져 있다. 그녀의 소설은 오히려 풀려져 있는 실을 얽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소설 <동경>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그'는 식사 전의 산책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노는 옆집 계집아이를 발견하다. 아이는 잃어버린 만화경을 찾기 위해 놀이터의 아이들을 다그치곤 한다. 그가 산책에서 돌아오자 아내는 칼국수를 만들어준다. 교우들의 심방이 취소되어 그녀가 준비해 둔 칼국수의 밀가루반죽은 거의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식사를 마친 그가 잠깐 졸던 사이, 아내는 검침원 청년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는 청년에게 미숫가루를 타주고는 쓸데없이 빨랫줄을 낮게 매달라고 부탁한다. 청년이 떠난 뒤 그는 방으로 들어와 아내 몰래, 훔친 만화경을 들여다보다가 목욕탕으로 가서 틀니를 꺼내 닦는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그는 방에 누운 채로, 아내가 밀가루 반죽을 이용해 '맥'을 만드는 것을 바라본다. 아내는 죽은 아들을 잊지 못하는 흉몽에 시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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